할머니! 외손자 왔습니다. 하하하
할머니는 잘 지내십니까?
벌써 2월이지롱. 그리고 나는 전역이 이제 9달 정도 남았구나. 그래도 여기에서 어떻게 시간이 잘 가는 것 같다. 또 내일은 입춘이고, 다음주는 설 연휴네. 그리고 그 다음주에는 다시 휴가를 나가 집에 가려고 계획 중이다. 하하하. 이번 휴가에는 뭘 먹고 어디에 갈지 생각 중이다. 늘 가던 해운대도 가 보고 싶고, 광안리도 가 보고 싶고, 또 이번에는 서면이나 남포동도 가 보고 싶구나. 그리고 또 멋진 자동차들도 같이 보고 싶네. 여기는 이상하고 초라한 간부들 자동차 밖에 없는데, 그래도 집에 가면 고급 자동차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거야. 그런데 역시 우리집이 제일 가고 싶고, 또 가능하다면 예전에 할머니가 계셨던 댁에, 할머니가 기다리고 있는 상태로 방문하고 싶구나. 할머니도 지금 계신 댁도 참 좋으실 거지만, 그래도 역시 예전 댁이 많이 그리우실 거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대로, 나랑 우리 엄마 아빠라도 새로운 댁에 자주 찾아갈게. 집보다 더 그립고 소중한 것이 사람 아닌가? 하하하.
할머니는 내가 학교를 졸업하면 무슨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요? 나는 요새 금융 공기업 직원이나 혹은 은행원이 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모두 돈을 많이 벌 수 있어. 그리고 내가 옛날부터 돈 계산하고 만지는 것을 많이 좋아했잖아. 하하하. 적성에 딱 맞을 것 같다고 생각하네. 할머니는 내가 무엇을 하든 건강하고 행복한 것을 최고로 바라시겠지. 그런데 여기서 내가 돈도 잘 벌고 해서 엄마 아빠 호강시켜 드리고 멋진 집에서 살고 멋진 차도 타고 다니면 할머니는 더욱 기쁘시겠지? 나도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어렸을 때 할머니랑 같이 받아쓰기하고 구구단 외우고 한 것 처럼 열심히 노력하면, 졸업해서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하하하.
그리고 편지가 하루 늦게 와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나? 어제 보냈어야 했는데 그만 잊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 부랴부랴 보내고 있지롱. 미안하데이. 원피스라는 만화에서 나온 말인데, '사람이 진정 죽는 순간은 사람들에게 잊혀질 때다.' 라는 명언이 있어. 지금 편지 보내는 것은 잊어버렸지만, 그래도 나도 그렇고 엄마 아빠 그리고 할머니 가족 모두가 할머니를 항상 마음 속에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어. 그리니 할머니는 계속 새로운 댁에서 살아가실 수 있는 것이고. 그래도 편지는 매달 2일에 계속 잊지 않고 보내 주마. 원래 오던 편지가 갑자기 안 오면 뭔가 이상하잖아. 하하하.
그래, 할머니! 곧 설 연휴가 다가옵니다. 새로운 댁에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고 밥 잘 드시기 바랍니다. 저도 밥 잘 먹고 잘 지내고 있겠습니다.
할머니 안녕히 계세요! 사랑해요!
2024년 2월 3일
외손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