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또 한고비, 한시름 놓았네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며, 자식을 키운다는데 또 이렇게 한고비 넘겼네. 남편이 곁에 있었어도 자식에 향한 엄마의 애뜻한 마음을 남편이 다 알런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남편이 갑자기 죽어서 죽을만큼 힘들었던 남편의 힘들고 고통 받던 일까지 다 떠 받아서 살면서 매일 고통속에 살진 않겠지. 지금의 나만큼 힘들지 않겠지. 남편이 없어서 내가 잘보이고 싶은 상대에게 사회적으로 순간 부끄러운건 아무것도 아니야 전혀.
사는게 고통이고. 매일이 나를 실험하게 만들어.
오늘도 난 내 곁에 없는 너를 대신해 나를 위해. 내 아들을 위해 죽지 않은 만큼 이러면 사람이 죽나? 저러면 사람이 죽나 애 터지게 살고 있어. 그런데 사람이 잘 안죽네? 죽을만큼 몸이 썩고 힘들어도 안죽네?
도대체 넌 왜 죽은거니? 왜 그런거니? 매일 독한 약과 주사로 지친 몸으로 쓰려져 잠에 들지만, 오늘 같은 날
나 혼자의 짐과 새로운 숙제가 더 많은 날엔 잠이 잘 들지않네 넌 왜 죽은거니? 도대체? 이 현실속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또 생각하고 되짚고 또 생각해도 이해가 안된다. 왜 그럴수밖에 없던건지도 왜 하필 너인지도.
근데 아직도 너가 왜 내 곁을 떠났는지, 떠났는지 안떠났는지 모르지만, 내 아들 힘들게 만들지마라.
이미 떠난 너는 너의 입장에서 어쩔수없는 최선을 선택을 한거같으니, 나도 내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것이며, 나와 내 아이가 나아가야하는 앞걸음에 더이상 방해하지마라. 그럼 더이상 무슨 이유든간에 못참는다.
이미 정도가 아닌 흐트러진 길 너가 일부러 그런건 아니겠지만, 더 이상 방해 안해도 우리 충분히 힘들어. 힘들길 바래서 그런건 아니겠지만,
넌 나의 선택을 이해하고, 존중할거라 생각해.
아이가 커가면서 너를 많이 닮았어. 닮은 모습이 꽤 많이 보여. 얼굴도, 성격도 그럴때마다 너를 떠올려. 어쩜 마음 한 구석 쭉 너를 떠올리고 있어.
왜 이렇게 된건지....내 아들이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는지 왜 다른 이들 처럼 평범할 수 없는지. 나는 왜 이 무너지고 썩어서 문들어진 마음을 숨기고 왜 밝은 척, 괜찮은 척하며 살아야하는가? 왜 더 오버해서 과하게 아들을 지킬려고 하는가? 왜 그럴수밖에 없는가?
또 아이가 이 무너지고 썩어서 문들어진 아픈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엄마의 상황을 알게 되었을때, 아빠라는 사람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 거짓 속에서 진실을 밝혀야 해 이 거짓 속에서 살아가는 나는 어떨까? 난 그래도 너를 믿어 어떠한 이유여도 넌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걸 그래서 너를 굳건히 믿고 버틸수있는거같아.
또 너는 어떻게 있는지. 마지막으로 병원에서 우리를 분리하던 순간이 끝인건지. 아니면 저 문을 열고 들어가 내가 알던 모습이 아닌 모습으로 나에게 나타난 너가 끝인건지. 또 하나씩 너무 아픈 기억을 되짚어본다. 어디서 부터가 끝인지. 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인지.
그럼에도 너가 잘있는지? 지금은 괜찮은지 궁금하네.
나는 너가 없어 정말 죽을만큼 힘들지만, 너만은 이제 괜찮아라 정말. 고통받지도 아프지도 말아.
넌 아무 잘못없다. 너에게 주어진 최악의 상황에 도움도 없이 항상 혼자 최선을 다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