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네비게이션
시설과 사람들 vol_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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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일자리 수기 공모전

우리 공단은 노인일자리 사업의 사회적가치를 제고하고, 긍정적인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2021년 공단 노인일자리 사업 수기 공모를 추진하였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공단 노인일자리사업 수기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을 함께 보자

최우수작
나는 누구인가
김윤기(남구시니어클럽)

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서 근무한 지가 벌써 6개월이 지났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노인일자리로 채용되어 1, 2월은 강추위와 싸웠고, 현재는 무더위와 싸우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노숙자도 계도해야 하고, 선별 진료소 주차 관리도 해야 하는 등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되는 노인일자리입니다.

여기에서 노숙자 계도는 정말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근무하기 전까지만 해도 노숙자란 외국에도 있고, 우리나라도 있는 인생의 종착점에 있는 그런 사람들이라고 남의 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 속에 들어가서 대화해보기도 하고 다투기 도 하면서 노숙자의 애환을 어느 정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어떤 노숙자는 행정복지 센터에 주거지가 등록되어있어 최저 생계비가 지급되지만, 다른 노숙자는 말소되어 현금이 지급되지 않아 세끼를 해결하기 힘들어 봉사단체 등에서 무료 급식으로 하루 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현실을 목격하면서 도와주지 못하는 마음이 너무 안타까웠습 니다.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주차 근무도 애로점이 참 많습니다. 반드시 허가된 차량 만 이용할 수 있는데도 무턱대고 들어오려고 하는 운전자, 안에 주차된 차량은 뭐냐 며 따지는 운전자에게 일일이 친절한 답변은 물론이고, 운전자, 여행객, 행인 등이 부 산역 주변 주차장, 지하철, 호텔, 예식장, 음식점 등과 부산역 내 음식점, 분실물센터, 특송, 출입구 등 모든 장소를 문의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주변 지리를 잘 파악해야 하는 부담도 함께 안고 근무하고 있습니다. 공직생활을 40년 가까이하면서 나름대 로 민원인에게 친절히 하면서 최선을 다해왔다고 자부했지만,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저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진정한 봉사란 주변에 있는 어려운 분들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고 그 속에 들어가서 그분들과 함께하면서 마음을 읽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과연 60대 중반이 되도록 인생을 제대로 살아왔는가?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어려운 분들을 위해 제대로 보살피고 있는지도 생각해보면서 저도 깊이 반성해봅 니다.

그래도 어려운 환경에서도 계속 근무하게 된 동기는 함께 근무하게 된 동료분들과 부산역 시설공단 담당부서 팀장님과 담당자의 애정 어린 관심과 격려 덕분입니다.

여러 가지 변수가 많은 근무 상황에 부딪힐 때마다 잘못한다는 질타보다 격려와 조언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많은 여행객이 찾아오는 부산의 얼굴인 부산역! 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 근무한다는 자부심 하나로 어려운 여건을 견디며 큰 보람도 함께 가슴속에 심어가고 있습니다. 노인일자리는 대부분 단순하고 반복 가능한 일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부산역 플랫폼에 근무하는 일자리는 단순한 업무보다는 체력적 으로 때로는 머리를 써야 하는 어려운 일이지만 한 달, 두달 경력이 쌓이면서 숙달 되고 자신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노인일자리와 함께 뒤늦은 제2의 인생을 산다는 색다른 경험으로 힘들다는 마음보다 보람을, 불행보다 행복을 먼저 생각하면서 이 글을 쓰게 해 준 부산시설공 단 관계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우수작
이 나이에 이런 기쁨이
김현규(서구시어클럽)

세월이 참 덧없이 빠르다.
내가 1945년생이니 벌써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다고 주위에선 말들 한다. 하루하루가 무료하게 긴 시간이라 느끼고 있을 때, 아는 지인이 서대신동에 있는 시니어 클럽에 한번 가보란다. 일자리도 많고, 자기 체형에 맞게 고를 수 있단다. 당장 찾아가서 일자리 목록을 보니 내 집에서 걸어서 5∼10분이면 갈 수 있는 남항대교 친수공간 근무가 조건도 딱이다 싶어 신청을 했다. 그런데 오랜 시간 연락이 없었다. 인원 6명을 선발하는데 정원이 넘었다.그래도 기다려 보기로 했다.

행운이 찾아왔다. 2020년도부턴 인원이 12명으로 증원이 됐고, 2기에 내 이름이 들어갔다. 얼마나 기쁜 일인가, 일을 한다는 것이. 벌써 2년째 기쁜 맘으로 일하고 있다. 한조에 3명씩으로, 특히 우리 조 3명은 맘이 잘 맞아 웃으며 하루 하루를 즐겁게 일하고 있다. 한 달에 5일 일하고, 5일 휴식이다.

체력을 요하는 것도 아니고 한 달에 3번 중 1번은 영도 쪽 친수공간으로 왕복으로 걸어서 근무하는 게 나의 체력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나는 안다. 또 오가며 대교 위 인도에 달리는 차량에서 떨어진 쓰레기가 바람에 날려 바다에 엄청 큰 오염원이 된다. 그 오염이 겁나서 우리 조는 오가며 쓰레기 청소도 겸한다. 동료 2명에게 얘기 했을 때 좋은 일이라며, 우리라도 동참해서 하면 별일도 아닌 것 같지만 맘이 참 뿌듯함을 느낀단다.
어느 날은 부모들과 도시락을 준비해서 가족 나들이를 나온 초등학교 1학년 어린 여학생이 할아버지 수고한다며 곱디고운 고사리 손에 쥐어진 음료수캔 하나를 내밀었다. 그 맘이 얼마나 고마웠던지 집에 냉장고에 며칠을 두고 그 소녀를 생각 했다. 세상은 좋게 바라보면 참 좋은 세상이다. 여기 이 직장에 우리 조 3명이 같이 오래오래 근무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서로 얘기하고 있다.

나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싶다.
우리집 가훈인 “참스럽게 살자”처럼.